면접은 지원자에게 ‘기회’이면서 동시에 ‘잘 버텨야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HR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면접 시간을 정할 때, 짧으면 부실해 보일까 걱정되고, 길면 어떤 질문으로 1시간을 채워야 하나 고민이 앞섭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면접 시간은 단순히 ‘성의’의 문제가 아니라, 채용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목적에 따라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면접 시간은 지금 이 단계에서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요. 채용 포지션에 따라, 채용 단계에 따라 달라져야 할 면접 시간 설계 기준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30분 면접이 적절한 경우
✔️ 주니어 & 미들급 포지션
✔️ 스킬, 경험 적합성 확인이 목적일 때
30분 면접은 질문만 명확하게 짜여 있다면, 지원자에게도 면접관에게도 매우 효율적인 시간입니다. 이 30분 안에 지원자의 ①핵심 경력 사실을 확인하고, ②실제 업무 사례 몇 가지를 청취한 후 ③문제 해결 방식과 ④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30분이 아닌 1시간을 쓰면, 새로운 정보를 더 얻게 되기보다는 이미 들은 답을 반복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30분 면접에 참석한 지원자를 위한 TIP
📌 결론부터 말하세요! 서론이 길면 답변하는 나 자신도 핵심을 잊을 수 있어요.
📌 키워드 중심으로 설명하세요! 핵심 키워드만 잘 전달해도 성공입니다.
1시간 면접이 알맞은 경우
✔️ 시니어 & 리드급 포지션
✔️ 협업, 의사결정 방식 검증이 목적일 때
1시간 면접이 효과적이게 되려면,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입니다. 바로 ‘질문 수’가 아니라 ‘관점 수’가 늘어야 합니다. 질문 수만 많을 경우 정보는 거의 늘지 않고 오히려 서로 피로해져서 면접의 질이 떨어집니다. 관점 수가 늘어난다는 건 지원자의 실무 역량, 협업 태도, 리더십 등 다각도에서 검증하는 평가표가 준비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30분 면접 케이스에 해당하는 주니어 포지션 면접에서는 실무, 즉 ‘일을 할 줄 아는가’에 집중해서 질문하면 됩니다. 그러나 시니어·리드급 포지션 면접에서는 ‘어떤 사람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는가’ 실무와 협업 능력을 함께 봅니다. 또 실무와 의사결정 능력도 결부시켜 ‘우선순위를 제대로 잡고 일을 할 수 있는가’도 확인해야 합니다. 주니어는 현재 역량만 확실하면 되지만, 시니어는 학습하고 개선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는 등의 성장 역량도 확인되어야 같이 일할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이렇게 관점을 늘리면 시간이 길어져도 반복 질문이 아니라 검증 확장의 시간이 됩니다.
💡 1시간 면접에 참석한 지원자를 위한 TIP
📌 사례를 떠올리세요! 구체적 수치와 상황을 예시로 들어 풍성하게 말해도 좋습니다.
📌 비언어적 요소가 점수로 직결됩니다! 좋은 자세와 태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에너지가 필요해요.
30분으로 충분한데 1시간으로 늘리면?
HR에서 가장 많이 실패하는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30분으로 충분한 면접을 1시간으로 늘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초반 20분은 핵심 질문으로 지원자도 면접관도 텐션을 유지하며 문답을 주고 받습니다. 중간 20분에 접어들면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거나 조금 변형하여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20분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질문을 하거나 지원자에게 질문 권한을 넘깁니다. 심한 경우 면접 말미가 잡담 시간으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지원자가 인상적으로 남긴 말 몇 가지 또는 함께 웃음이 터졌던 순간의 분위기 정도입니다. 판단 근거가 흐려진 상태에서 면접관들의 호불호 평가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처럼 면접이 길수록 항상 좋은 것이 아닙니다. 면접관의 피로도가 증가할 뿐 아니라 지원자의 경험도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미국 아이다호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토드 J. 소스테인슨의 연구 결과에서도 면접 시간이 길어진다고 반드시 더 정확하거나 신뢰할 만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는데요. 신뢰도 높은 면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면접의 구조화(Structure)나 평가 문항의 설계였습니다.
면접은 채용 파이프라인(지원자가 거쳐 가는 모든 채용 단계)의 핵심적인 단계입니다. 면접 단계별 목적을 분명히 정하고 그에 알맞은 시간을 배분해 보세요. 명확한 설계 없이 시간만 길어지는 면접은 지원자에게 ‘의사결정이 느리고, 체계가 없는 회사’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반대로 짧지만 핵심적인 질문이 오가는 면접은 ‘밀도 있게 일하는 회사’라는 신뢰감을 줄 거예요.
출처
1) A meta-analysis of interview length on reliability and validity, 2018